홍대 앞 한 카페에서 옥상달빛을 만났어요.

진솔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머금은 환한 미소로

특유의 유머러스한 입담을 과시하는 그녀들.

 

옥상달빛을 사로잡은 따끈따끈한 신상 이어폰에 관한

깨알 같은 자랑도 물론 잊지 않구요

 

 

 


 

 

 

Q.힐링소울 공감의 원천이란?

 

[세진]

생활에서 영감을 얻어 곡을 쓰니

많은 분들께서 공감해 주시는 것 같아요.

수고했어, 오늘도음악만으로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윤주가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중에 만든 노래에요.

 

 

 


 

 

 

Q. 평상시에 어떤 장르의 음악을 자주 들으세요?

 

[윤주]

사실 저희는 스피커 볼륨을 완전히 키우고

전자음 가득한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들어요.

의외죠? 우리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일지도 모르죠.

 

 

 

 


 

 

 

 Q. 이어폰 구입할 때 꼼꼼히 따지는 부분은?

 

[세진]

이전에는 아무거나 사용했는데, 생각을 바꿨어요.

 증정용 이어폰은 음질이 뛰어나지 않잖아요

오래 들으면 귀에 통증도 생기고요.

평생 음악 할 뮤지션인데 청각을 위해서라도

좋은 제품을 사용하기로 한 거죠.

 

 

 

 


 

 

 

Q. 삼성의 새 이어폰인 SHE-D20, SHE-D30

두 제품을 들어보셨나요?

 

[세진]

기회가 생겨 소리를 들어봤는데 깜짝 놀랐어요.

일반 이어폰으로 들으면 소스들이 한데 뭉개져 들리거든요.

SHE-D30은 소스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잘 들리고,

특히 고음의 재생력이 굉장히 뛰어나요.

 

[윤주]

SHE-D20은 저음에 특화된 느낌이었어요.

음악들이 훨씬 타격감 있게 들린다고 해야 할까요?

강하면서도 선명하다는 느낌이 강해요.

이 이어폰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Q. 디자인적인 부분은 만족스러운가요?

 

[윤주]

세진이는 SHE-D30 Pink

저는 SHE-D20 PebbleBlue를 골랐어요.

SHE-D30이 좀 더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라면,

SHE-D20은 심플하고 세련미 있어서 마음에 들더라구요.

 

[세진]

케이블이 꼬이지 않는 점도 칭찬해주고 싶어요.

SHE-D30은 패브릭으로 케이블을 처리해

촉감도 좋고 내구성도 좋고!

 

 

 

 


 

 

 

Q. 옥상달빛의 새로운 소식을 기다리는 분들께 한마디

 

 연말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내년 1월쯤에 커버앨범을 예정이에요.

다른 뮤지션들의 좋은 음악을

저희 스타일로 어쿠스틱하게 편곡해서

겨울 감성을 듬뿍 버무릴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Posted by Eun.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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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의 KISS THE RADIO

KBS 2FM / 22:00~24:00 / 89.1MHz

KBS 2FM [슈퍼주니어의 KISS THE RADIO]의 DJ 려욱이 정의하는 밤 10시에서 12시는 낮처럼 시끌벅적하면서도 동시에 낮과는 달리 센치함이 허용되는 시간이다. [슈퍼주니어의 KISS THE RADIO]는 기승전결이 확실한데, 10시에 방송을 활기차게 시작해 12시엔 차분하게 방송을 마친다.

그 기승전결 속에서 [슈퍼주니어의 KISS THE RADIO]엔 간절히 응답을 바라는 수많은 사연이 도착한다. [슈퍼주니어의 KISS THE RADIO]의 목요일 코너 ‘옥상 옆 대나무 숲’은 그 사연들에 응답하는 시간이다. 답답하고 짜증나 죽겠는데 털어놓을 곳 없어 속 썩는 청취자의 이야기가 이 코너의 주제다.

코너를 함께하는 옥상달빛과 빅스의 엔은 무엇보다 ‘듣는 것’에 가장 집중한다. 가슴이 턱 막히는 속상한 일을 써 내려간 청취자가 바라는 건 가만히 자신의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셋이 함께 귀를 모아 사연을 듣고 얘기하는 동안 가까워지는 건 청취자와의 거리뿐 아니라 그들 셋의 관계라는 걸 그들도, 우리도 알고 있다.

■ INTERVIEW
‘옥상 옆 대나무 숲 팀(려욱+옥상달빛+빅스 엔)’

방송 시작 전이나 중간에 음악이 흐를 때 셋은 주로 뭘 하나?
려욱
먹는다.(웃음) 중간에 우리 셋이 친한 건 콩 하나도 나눠 먹는 심정으로 작은 것도 나눠 먹기 때문이다. 셋이 정말 친해져서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라도 하면 서로의 선물을 사오곤 한다.

옥상달빛 목요일은 정말 먹는 날 같다. 늘 먹을 것이 많다. 먹는 도중 갑자기 방송이 시작돼서 대본으로 가리고 우걱우걱 먹다가 ‘보이는 라디오’로 캡처를 당한 적도 있다.

‘옥상 옆 대나무 숲’을 진행하며 가장 신경 쓰거나 중점을 두는 건 뭔가?
옥상달빛
으레 하는 말들을 줄이는 거다. 누구나 가볍게 던질 수 있는 뻔한 위로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려욱 이 코너에서만큼은 청취자의 편이 되려고 한다. 사연을 보내온 사람의 편이 돼서 그 사람을 괴롭힌 사람을 시원하게 까준다. 물론 무작정 뒷담화를 하는 게 아니라 팩트를 근거로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거다.

고민의 경중에 상관없이 사연을 보내온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신경을 쓴다. 그래야 최대한 진정성 있게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들리는 것 같다. 무엇보다 청취자의 고민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큰데 그러기엔 나이가 겨우 스물넷이라 해결책을 줄 풍부한 경험이 없다는 게 아쉬울 때가 있다.

방송을 진행하다 생긴 에피소드가 있나?
옥상달빛
사연을 읽고 있는데 사연의 당사자가 문자를 보내와 실시간으로 그 이후 상황을 알려줬다. ‘생방송이니까 이렇게 실시간으로 피드백과 상담이 가능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다른 DJ와 패널보다 확실히 자신 있는 하나를 말해준다면?
려욱
원고 없이도 2시간 정도는 거뜬히 방송할 수 있는 팀워크랄까? 같은 그룹의 신동 형이 옥상달빛의 칭찬을 많이 하는데, 정말 훌륭한 게스트라고 생각한다. 우리 방송은 입담이 좋은 게스트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엔도 그렇고. 입담을 기초로 한 팀워크는 자신 있다.

옥상달빛 라디오를 많이 했지만, 개인적으로 이렇게나 자주 연락한 건 처음이다. 라디오 안팎으로 즐거운 인연이 생긴 셈이다.

려욱 형과 옥상달빛 누나들과의 방송은 늘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편하다. 그래서 방송할 때 늘 틀에 박히지 않은 솔직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Posted by Eun.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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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옛말에 여성의 목소리가 맑고 청아한 것에 빗대어 ‘은쟁반에 옥구슬이 굴러간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에 상응할 만큼 예쁜 목소리를 지닌 여성 듀오, 옥상달빛의 음악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화려하진 않지만 깨끗한 감성을 전해주며 사랑받고 있는데요. 루이까또즈에서 편안하면서도 솔직한 그녀들의 음악 및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옥상달빛, 그녀들의 음악 세계


옥상달빛은 첫 싱글 앨범에 수록된 곡 '하드코어 인생아'부터, 1집 '없는게 메리트', 그리고 올해 발표된 2집의 '괜찮습니다’까지 다양하고 개성 있는 음악들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또한, 매 앨범 자켓 역시 그녀들의 센스와 위트를 담아 제작되었는데요. 대중성을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또한 그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두 멤버의 소신 있는 뜻과 함께 옥상달빛 음악만의 매력을 전하고 있습니다.

 


5월 정규 2집 발표 후, 현재 한 포털 사이트에서 진행하는 ‘내가 너의 작곡가’ 및 최근 아이돌 VIXX와의 콜라보레이션까지 옥상달빛은 올 한해 다양한 프로젝트 앨범을 계획, 선보이고 있는데요. 오프라인에서도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및 각종 페스티벌에 초청되며 그녀들만의 소통의 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아직 음반 계획이나 구체적인 다음 활동을 정하진 않았지만, 옥상달빛 속 두 사람의 이야기를 좀 더 표현할 수 있는 기회로 대중들과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비쳤습니다.

<Interview>

Q. 2집 앨범을 발매하자마자 상반기 밴드 차트를 완전 휩쓸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옥상달빛의 앨범을 기다린 사람들이 많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기도 한데요. 인기가 많은 만큼 대중들의 요구도 음악에 반영하는 것 역시 신경이 쓰이는 부분일 것 같아요. 뮤지션으로서의 개성 있는 음악성과 대중성,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주목받고 이런 점은 잘 모르겠어요, 그만큼 다음 앨범에 기대하는 시선, 지켜보는 시선이 많이 느껴졌거든요. 걱정부터 들었죠, 사람들의 반응이나 이야기들이 궁금하기도 했고요, 대중들의 부정적인 반응에 의기소침한 적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매번 앨범을 낼 때마다 어차피 우리가 좋아서 시작한 거니까 라는 생각을 해요. 앨범을 낼 때 대중성을 생각하다 보면 무언가에 휘둘리는 느낌이 들거든요. 오히려 평범해질 것 같은 느낌도요. 그래서 아예 생각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곡을 써 놓고 그다음에 판단하는 편이에요. (윤주, 세진)

Q. 앨범 중간중간 다른 뮤지션 들의 노래에선 듣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들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라디오 DJ같은 설정도 재미있고 개성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만큼 음악적 욕심도 많은 것 같아요.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장르 중에 다음 3집에는 꼭 시도해봐야겠다 하는 것이 있을까요?
- 3집은 아직 생각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어요. 내년에 저희 각자의 개인 앨범을 생각하고 있어요. 싱글 앨범으로 라도요. 윤주는 평소에 본인이 하고 싶었던 색깔이 강한 음악을 하고 싶어해요, 저는 무척 기대되고요! (세진)
앨범을 낼 때 어울리지 않아 제외했던 곡들이 상당히 많아요. 이 곡들을 모아서 하나의 앨범으로 따로 내고 싶어요. (윤주)

Q. 전국 투어 공연이나 다양한 콘서트에 초청, 여름부터 쭉 이어온 음악페스티벌까지 다양한 공연들을 해오셨는데요. 많은 공연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어떤 무대였나요?
- 전국투어 콘서트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달 동안 총 여덟 군데를 돌아다녔을 때, 솔직히 많은 기대를 안 했어요. 저도 체력도 약하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아, 그리고 맛집 투어도 많이 했고요. (세진)

Q. 앞으로 뮤지션으로서의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있나요?
- 서로의 삶이 바쁘다가도 앨범을 내고 싶을 때, 활동하고 노래 부르고 싶을 때, 언제든 다시 뭉쳐서 활동하고 싶어요. 산울림처럼 길게, 꾸준히 활동하고 싶어요. 또 여성은 결혼, 육아를 접하게 되면 음악을 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자연스럽게 다시 모일 기회가 닿았을 때 어색하지 않게, 다시 모여서 활동하고 싶어요. (윤주)


친구 같은 편안함, 옥상달빛에 대하여


윤주와 세진, 이 두 사람이 뭉친 밴드 ‘옥상달빛’의 탄생스토리는 간단합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두 소녀가 대학에서 우연히 만나 작곡을 전공으로 바꾸었고, 좀 더 자신들의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에 밴드를 결성하게 되었다, 인데요. 지금도 두 사람에게, 또는 옥상달빛에게 음악은 천천히 변화하는 생활의 일부였으며, 이제 자신들만의 색깔이 담긴 음악을 통해 대중들에게 친구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올해로 데뷔 4년 차를 맞이한 옥상달빛은 또래의 여성들이 느낄 법한 감수성을 담은 음악으로 많은 공감대를 형성해오고 있는데요. 옥상달빛의 노래가 한 단계, 한 단계 성숙해질 때마다 그녀들은 무언가 특별한 것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생활 속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소신을 밝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넓혀지는 시야와 경험하게 될 많은 추억을 옥상달빛의 음악으로 들려줄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Interview>

Q. 옥상달빛에 대한 다양한 수식어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무래도 힐링이 아닐까 싶은데요. 특별한 느낌을 주는 이유는 아무래도 옥상달빛만의 진솔하고 현실적인 느낌 때문인 것 같아요. 음악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 의도하진 않았지만 힐링과 연관된 이미지를 갖게 되어서 감사해요. 하지만 그 때문에 앞으로의 옥상달빛의 음악이 정형화되지 않았으면 해요. 앞으로 대중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고, 그때마다 느끼는 감정 그대로 솔직하게 전하고 싶어요. (윤주, 세진)

Q. 힐링을 주는 뮤지션 대신 다르게 불렸으면 하는 수식어가 있나요?
- 공감대라는 말이 더 붙었으면 좋겠어요, 소통도 좋고요. 저희의 음악을 들으시고 공감이 되니까 위로나 힐링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더욱 많은 이들과 옥상달빛의 음악으로 통해 공감하고 싶어요. (세진)

Q. 옥상달빛의 롤 모델이 각각 양희은 씨, 유희열 씨라고 들었는데요. 옥상달빛이 다른 이들의 롤모델이 된다면 이들에게서 얻은 어떤 점을 전해주고 싶으신가요?
- 유희열 선배님의 나이를 드셔도 변하지 않는 감성, 소년 같은 감성이요. 요즘 감성변태다 어쩌다 많이 불리시지만 그것보다 음악적으로 보았을 때 서정적이고 소년 같은 점이 좋아요. 저도 나이가 먹어도 변하지 않는 소녀 감성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듣는 이들도 그런 감정을 느꼈으면 하고요. (세진)
그냥 즐기는 거요? 재밌으면 하고, 재미없으면 안하고. 그런데 제 눈에는 재미있게 보여요. 양희은 선배님처럼 정말 즐겁게 음악 하는 거. 사시는 것도 정말 재미있게 사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요. 저도 아 얘가 음악이 진짜 좋아서 하는구나 라는 점이 나중에 제가 나이가 들어서도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윤주)

Q. 최근 몇 년 동안 밴드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무척 높아진 만큼 기대치도 높아진 것 같은데요. 물론 그 중심에는 옥상달빛이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대중들이 옥상달빛을 연상할 때 어떠한 밴드로 각인되고 싶은가요?
- 선배님들이 대를 이어달라는 비슷한 말을 자주 하세요. 사실 오래도록 활동하는 여자 뮤지션들이 많이 없는 것이 현실이에요. 대를 이으라는 표현이 즉, 오랫동안 하라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여자 뮤지션으로 옥상달빛이 오래도록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윤주)


옥상달빛의 스타일 & 가방 속 아이템

 

 


같이 활동한 지 6년 정도 되었다는 두 사람은 이제 서로의 스타일은 미리 얘기하지 않아도 예상이 된다고 전했는데요. 촬영 당일 역시 약속이라도 한 듯 블루&네이비컬러 의상으로 통일감 있는 스타일을 완성했습니다. 또한 루이까또즈 툴루즈 라인의 크로스백을 센스 있게 포인트로 매치하며 옥상달빛만의 매력을 표현했습니다.

 

 


윤주와 세진의 가방에는 그녀들이 늘 필수로 지니고 다니는 아이템들 위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환절기에 접어든 날씨 탓에 목의 컨디션 관리를 위한 제품들과 평소 음악 및 기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적곤한다는 음악노트 등이 자리해 있었는데요. 소소하지만 그녀들의 손길이 묻어 있는 물건들이 그녀들의 모습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음악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어쩌면 여성밴드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의미를 담고 있을 텐데요. 부드럽게 스며드는 옥상달빛의 음악과 함께 깊어가는 가을을 마음껏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Eun.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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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노래는 늘어진 어깨를 기꺼이 토닥토닥해주며 위로해주는 벗이고, 외로운 가슴 한 구석을 찾아가 소리 없이 말을 건네는 다정한 멘토다. 때론 식은땀을 흘리며 열병을 앓는 이에게 건네는 따뜻한 미음 같기도 하고, 때론 지친 자신을 스스로 위무하는 피로해소제 같기도 하다.

감각과 선정을 앞세운 요즘 대중음악계의 유행에서 일찌감치 벗어나 일상의 언어로 깊은 울림을 전하는 2인조 여성 듀오 옥상달빛(김윤주, 박세진) 얘기다. 이들이 2년 만에 2집 ‘웨어(Where)’를 내놓았다. 지난 4월 30일 발매된 이 음반은 처음으로 사랑 얘기를 담았다. 신이 주는 고결한 사랑, 아이들의 순진한 사랑, 연인의 달콤한 사랑 등 각종 사랑을 그들의 장기인 일상의 소재로 예쁘지만, 깊은 의미로 담아냈다.

“우리 둘 다 현재 연애를 하고 있는데, 진지한 것도 아니고 풋사랑도 아닌 형태로 사랑하고 있죠. 충실히 연애를 하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을 이번 음반에 많이 담은 것 같아요. 진정한 사랑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문제를 풀어봤다고 할까요?”

1집 ‘28’에서 그들은 녹록지 않은 청춘의 현실을 애틋한 가사에 실어 또래의 심정을 끌어안았다. ‘없는 게 메리트’라며 가진 것 없고 보잘것없는 청춘에 자신감을 부여했고, ‘수고했어, 오늘도’라며 스스로에게 위무의 메시지를 던졌다. 새 음반의 수록곡들도 쉽게 넘길 수 없는 가슴 찡한 얘기들이 수두룩하다.

‘그대와 내 맘이 늘 똑같지 않다 해도 그대는 나에게 늘 새로운 사랑이에요’(새로와) ‘힘내요 잘 될 거예요. 그런 말 이젠 지겨워. 내가 꼭 듣고 싶은 이야기는 없어. 오늘만 옆에 있어 줘. 뭘 위로하려고 고민하지 마. 정말로 괜찮아 고마워.’(괜찮습니다) ‘언젠가 세월이 지나서 나를 기억해봤는데 흐릿해졌다고 미안해하지는 마. 난 정말 괜찮아. 이렇게 멋없는 내 곁에 늘 있어준 고맙고 고마운 사람들아.’(유서)

음반은 한 개의 CD를 두 개로 나눈 듯한 구성으로 만들어졌다. ‘새로운 곳이라면 어디든 괜찮습니다’란 소제목에 실린 6곡은 경쾌하고 통통 튀는 리듬의 선율로, ‘세상의 모든 히어로’란 제목에 담긴 5곡은 깊은 감성의 우울한 톤으로 채색됐다.

“‘새로움’에 대한 화두는 연애나 음악에서 늘 꿈꾸던 가치였어요. 사랑을 새로 발견하는 것, 음악에서 답습처럼 이어졌던 3박자를 탈피하는 것들 모두 우리에겐 필요한 작업이었죠. 그래서 이번 음반도 듀오에서 밴드 형식으로 선율의 외연을 좀 넓힌 측면이 있어요.”(김윤주) “‘히어로’란 주제는 그냥 우리 주변에서 묵묵히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영웅으로 소개해주고 싶었어요. 누구나 히어로가 될 수 있잖아요?”(박세진)

두 사람은 동아방송대 작곡과 동기다. 학교 다닐 때 곡을 쓰면 교수가 ‘약 했느냐’고 물을 정도로 어두운 면을 가진 김윤주와 재미있고 발랄한 작법에 끼가 많은 박세진에겐 ‘순수함’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이들의 가사에 ‘미안해’ ‘고마워’ ‘괜찮아’ 같은 일상적인 언어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보편의 가치에서 가장 큰 감동을 끌어낼 수 있다는 순수한 태도에 기인하는 것이다.

늘 ‘나’와 ‘너’ 등 존재 자체에 대한 가치 발견에 주목하는 두 사람은 “평범함이 주는 특별함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빨리 앞서간다고 꼭 행복해 보이지는 않아요. 숨도 좀 돌리면서 친구들과 수다 떨며 사는 게 행복 아닌가요? 느리게 가되, 재미있게 사는 법을 음악에서 계속 얘기할 거예요.”(옥상달빛)

김고금평 기자 danny@munhwa.com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50201032530030004

Posted by Eun.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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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달빛의 음악은 예쁘다. 그들의 매력은 장엄하고 숭고하고 화려한 아름다움에 있지 않다. 그보다는 아기자기하고 종종 앙증맞은, 그래서 아름답다기보다는 예쁘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음악이다. 그렇지만 인디 신에 넘쳐나는, 감성적이고 여성적인 매력이나 도회적인 매력을 부각시키는 음악과 달리 이들의 음악은 과하지 않고, 수수함이 살아 있으면서도 결코 마이너하거나 허술하지 않다.

음악 전반에 흐르는 유쾌하고 긍정적이며 따뜻한 정조와 깔끔한 편곡, 그리고 산뜻한 리듬감이 친숙하면서도 상투적이지 않은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현실적인 균형을 잃지 않는 노랫말도 이들의 음악을 돋보이게 하고 공감하게 하는 부분이다. 라이브 콘서트에서 보여주는 만담 수준의 개그 감각은 열외로 치자. 2장의 EP와 한 장의 정규 음반을 내놓는 동안 옥상달빛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이처럼 대중적이면서도 정갈하고 밝은 정서와 음악 덕분일 것이다.

   
옥상달빛
 

   
 
 

지난 해 EP [서로] 발매 이후 1년만에 내놓은 정규 2집 [Where]에서도 이 같은 특징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처럼 보인다. 옥상달빛 특유의 소소한 해프닝으로 시작하는 음반의 전반부는 어쿠스틱 팝의 기조 아래 건반과 경쾌한 비트가 주도하고 있다. 말하듯 재잘대는 어법도 여전하고 진솔한 가사로 형성되는 공감의 힘도 전작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 하지만 많은 청춘들에게 옥상달빛을 기억하게 만든 위로의 언어는 ‘괜찮습니다’에서 좀 더 냉정해졌다. “힘내요 잘될거에요”라는 말이 괜찮다는 완곡한 거절은 막연하고 부질없는 힐링의 언어들이 넘쳐나는 현실에 대한 은근한 거부처럼 느껴진다.

지금 청춘들에게 필요한 것은 뻔한 위로의 언어가 아니라 믿음이라는 조언의 가사말은 옥상달빛의 위로가 더 냉정해졌고 더 속 깊어졌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곳이면 어디든 괜찮습니다’라는 표제의 전반부 수록곡 6곡은 이렇게 옥상달빛이 전작에서 선보였던 밝음의 정서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유서’에서조차 귀여운 정서를 유지하는 이들의 음악에 더해진 트롬본 연주는 어쿠스틱 사운드에 산뜻한 파장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히어로’라는 표제의 후반부 수록곡 다섯 곡은 전반부와는 완전히 다른 공기를 제시한다. ‘공중(空中)’부터 노래의 리듬감과 연주는 최소화되고, 연주가 차지했던 부피를 보컬이 대신하면서 음악의 정서는 훨씬 내밀해진다. ‘하드코어 인생아’와 유사한 미디엄 템포의 ‘히어로’가 구현해낸 따뜻하고 소박하지만 진심 어린 격려는 어떠한 격렬한 토로보다 더 뭉클한 울림을 선사한다. 쉽게 만나기 힘든, 일상적이고 아름다운 노랫말은 한국어 가사로 이루어낸 진정성을 오랜만에 확인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그리고 옥상달빛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노래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Help'와 ’하얀‘에 도달한다. ’Help'의 결 고운 서정은 옥상달빛의 음악이 유재하로부터 이어진 클래시컬한 한국 팝의 흐름 속에 존재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확인시켜 준다. 아울러 ‘하얀’은 섬세한 정서와 구성으로 겨울 날 외로움의 풍경을 눈에 보일 것처럼 아련하게 그려내고 있다. 화려하거나 복잡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후반부의 곡들은 옥상달빛이 지금까지 이뤄냈던 음악적 성취보다 한 발 더 나아갔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미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이지만 옥상달빛은 소포모어 증후군을 털어내고 예쁘면서도 깊은 음악에 도달했다. 마지막 곡 ‘숲’의 정갈한 마무리까지 2집의 후반부는 옥상달빛의 음악적 본령이 결코 단일하지 않음을 훌륭하게 증거하고 있다. 좋은 음악이다. 작품에 대한 평론은 아무리 말을 많이 해도 결국은 이 음악이 좋은지, 좋지 않은지에 대한 평가로 귀결된다. 그런 의미에서 옥상달빛의 두 번째 정규 음반은 에둘러 말할 필요 없는 좋은 음악이다. 후반부의 곡들을 들으면서 마음이 짠하게 흔들렸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날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음반이 쏟아져 나오지만 잠시라도 이런 감동을 선사하는 음악은 결코 흔하지 않다. 무엇이 더 필요한가.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9374

Posted by Eun.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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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시작과 함께 방송된 MBC 드라마 '파스타'는 무뚝뚝한 쉐프와 러블리한 요리사지망생의 사랑이야기를 달달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들의 사랑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다양한 파스타와 귀를 간지럽히는 OST로 눈과 귀 모두에 달콤함을 더했다.

 

  이가운데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은 것은 바로 '옥상달빛'이라는 곡이다. 실로폰과 건반의 어울림이 매력적인 3박자 경쾌한 왈츠와 따뜻하고 담백한 두 명의 보컬, 눈감으면 풍경이 떠오르는 솔직한 가사의 '옥상달빛'은 시청자들의 가슴에 촉촉히 젖어들면서 인기를 얻게 됐다. 사람들은 이 음악의 주인공들을 찾기 시작했고, 이제 갓 EP를 내고 데뷔한 동명의 밴드 '옥상달빛'과 이들의 음악이 대중의 관심 한 가운데에 서게 됐다.

 

  그리고 곧바로 관심은 애정으로 치환됐다. '하드코어 인생아', '없는 게 매리트', '수고했어 오늘도' 등으로 대표되는 이들의 노래는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청춘을 감싸 안아주는데 충분했다. 옥상달빛의 이름 앞에는 '힐링'과 '위로', '청춘의 멘토'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덧붙여졌다.

 

  그런 옥상달빛이 이번에는 '사랑'으로 대중들에게 찾아왔다. 흔히 '사랑'을 말하면 이성간의 사랑을 연상하기가 쉽지만, 이들의 새 앨범은 세상 어디에든 존재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힐링'의 근원은 '사랑'에서 시작한다고 이야기하듯.

 


 

<프로필>


 

멤  버 : 왼쪽부터_김윤주(피아노, 기타, 보컬) 박세진(피아노, 멜로디언, 실로폰, 보컬)

데  뷔 : 2010년 EP '옥상라됴'



 

- 앨 범

  

2011년 : 1집 '28'

2013년 : 2집 'Where'



 

- 싱 글


 

2010년 : EP '옥탑라됴'

2012년 : EP '서로(Each Other)'

2013년 : 디지털싱글 '새로와'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옥상달빛 : 안녕하세요.


 

박세진 : 디시와 인터뷰를 하다니

 

 

- 디시 아세요? (웃음)

 

박세진 : 당연히 알죠. 디시에서 욕먹으면…. 무서운… (웃음)

 

 

- 좀 무섭긴 하죠?

 

박세진 : 인디밴드 갤러리 가끔 가서 보고 있습니다.


 

 

- 글이 세서 당황스럽지는 않으세요?

 

박세진 : 어쩔 수 없죠. (웃음)


 


 

- '이것들 가만 안 둘 거야' 이런 마음으로 글 쓰고 싶을 것 같아요.

 

박세진 : 그런데 로그인을 해야지만 글을 쓸 수 있잖아요.


 

김윤주 : 나쁜 글 별로 안 봐요. (웃음)


 


 

- 로그인 안 해도 쓸 수 있어요.

 

박세진 : 진짜요? 몰랐네~~.


 

 

- 디시와 인터뷰할 줄은 생각하셨어요? (디시이용자 '나동나동')

 

박세진 : 생각도 못했고요, 굉장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기대돼요. 댓글이 기대된다고 해야 하나? (웃음)


 

김윤주 : 재밌을 것 같아요. 디시 자체가 저희에게 재밌는 존재라서요. (웃음)


 


 

- 저희 사이트를 보니 남자분들이 옥상달빛을 참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남자팬들 적다고 서운해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김윤주 : 섭섭하기보다는요, 여자가 많은 게 되게 재밌더라고요. 여자가 여자에게 관심 받는 게 더 고맙잖아요. 이성이 아니라 동성인데. 남자들 있으면 좋겠죠. 하하하.



 

- 이번 콘서트 예매율 남자가 20% 라면서요.

 

김윤주 : 처음에는 0%인 적도 있었어요. 오류긴 했는데 여자가 100%.



 

- 남자 관객 늘릴 방안은 생각해 보셨나요?

 

김윤주 : 저희가 수술을 하지 않는 이상….


 

박세진 : 그냥 다시 태어나야 할 것 같아요. (웃음)



 

- 이번 앨범 내셨는데 콘셉트가 '월리를 찾아서'더라고요. 왜 월리를 택하셨나요?

 

김윤주 : 사실 되게 고민하다가 '월리를 해야겠다' 이랬다기보다는 회사에 월리에 관련된 것들이 좀 있고요, 음… 어떻게 하다가 그렇게 됐지?


 

박세진 : 회의 중에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김윤주 : 저희는 사실 콘셉트가 잡혀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래서 아트워크 같은 게 어려웠어요. 음악 장르가 딱 구분된 것도 아니고. 앨범 재킷이나 뮤직비디오 만들 때 힘들 때가 있어요. '이번에는 콘셉트를 잡고 그것에 맞춰서 이어 가보자' 이야기는 있었죠.


 

박세진 : 사랑이야기가 좀 많아져서 그 점이 한몫한 것도 있어요.


 

▲2집 'Where'. 2013


 

- 사랑이야기가 많아진 게 두 분이 사랑에 빠져서 그런 게 아니냐고 해요. (디시이용자 '상후니')

 

김윤주 : 빠졌죠.


 

박세진 : 특별히 이 친구는 유명하게 빠져 있죠. 저는 소소하게 빠져 있습니다. (웃음)



 

- 예전 음악은 응원하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음악은 행복감이 느껴져서 질투 난다는 소감도 봤어요.

 

김윤주 : 그분만 질투를 느끼시고 다른 분들은 기뻐하지 않을까요? (웃음) 저희가 사랑노래가 너무 없어서요.



 

- 앨범 제목이 'where'잖아요? 앨범 콘셉트를 'where'라고 짓고 음악을 만드신 건지, 음악을 만들다 보니까 where가 된 건지 궁금해요.

 

박세진 : 후자요. 사랑이야기가 많은데 꼭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가 아니에요. 예를 들면 신이 나를 사랑하는 아가페적인 이야기도 있고,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도 있고, 남녀 간의 사랑도 있어요. 여러 가지 사랑의 다양한 스펙트럼이 이번 앨범에 있는데 그걸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것이 'where'가 아닌가 해요. '내 사랑은 어디에 있을까?' 살짝 포괄적인 의미를 잡아서 'where'를 앨범 타이틀로 잡았어요.



 

- 저는 앨범 듣기 전 전작들 때문에 방황하는 청춘들 이야기라고 예상했어요. '나는 어디로 가야하는가'라는 느낌?

 

박세진 : 어떻게 생각하면 또 그럴 수도 있어요. 저희가 의도하는 바는 아니지만, 뜻이 나쁜 것 같지 않아요.



 

- 월리는 '무언가를 찾는다'라는 의미인데, 혹시 앨범에 무언가를 숨겨놓은 장치 이런 게 있나요?

 

김윤주 : 저희가 그렇게 머리가 좋지는 않고요, (웃음) 가사 내용 중에 그런 게 많이 있어요. 가사가 대상이 잡혀 '너를 위한 거야' 이런 건 아니잖아요. 아까 말씀드렸듯 아이에 대한 사랑, 자신에 대한 사랑, 신에 대한 사랑 이렇게 여러 가지 사랑이 있어요. 노래를 들으시는 분들이 그 안에서 자신을 찾든, 누군가를 향한 사랑을 찾든 그건 가사를 듣고 느끼시는 분들에게 달려 있다고 봐요.



 

- 앨범을 EP처럼 두 개의 섹션으로 나누었는데, 이유가 뭔가요?

 

박세진 : 어떤 곡은 되게 밝고, 어떤 곡은 되게 차분해요. 미디움 템포나 중간의 정서를 나타내는 곡이 사실 몇 곡 없거든요. 그래서 '이걸 그냥 섞어서 낼까?' 하다가, 어떤 날에는 차분한 노래를 계속 듣고 싶어지잖아요? 윤주가 '한 번에 여러 가지가 다 섞여 있으면 그 감흥을 깨기도 한다'라고 이야기를 했었어요. 저도 공감하는 바라서 '아예 차분한 곡들 위주의 섹션을 나누고, 밝은 곡들 위주의 섹션을 나눠서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어떤가, 이런 콘셉트는 어떤가' 회의 때 나와서 반영하게 됐죠


 

▲박세진


 

- 몰입도를 중요시한 거네요.

 

박세진 : 그렇죠.



 

- 그럼 이번 앨범에는 청자들을 생각하는 게 많이 들어갔나 봐요.

 

김윤주 : 청자는 늘 당연히 생각해야 해요. 그분들이 중요하니까요. 편곡적으로 봤을 때 너무 극으로 가는 편곡이 있고, 그런게 적은 편곡이 있기에 이게 한 데 섞여 있으면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으아아아~' 이러다가 소리가 너무 작고. 그게 듣기에 편할 수도 있겠지만 저희가 음악을 들을 때를 생각했을 때, 아무래도 비슷한 곡들끼리 듣는 게 편하니까 다른 분들도 같지 않을까 싶었어요.



 

- 이번 앨범에 항상 들어가던 '옥탑라됴'를 뺀 이유는 뭔가요?

 

김윤주 : 저희도 '옥탑라됴' 좋아요, 그런데 실제로 저희가 팟캐스트에서 '옥탑라됴'를 하고 있고, 앨범 전체적으로 들을 때 저희는 좋지만, 카페나 이런 데서 전 곡을 틀어놨을 때는 그게 시끄럽더라고요. 또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면서 수줍기도 하고요. (웃음) 그래서 '그걸 빼는 건 어떨까' 싶었는데 다행이 인트로에서 목소리가 들어가 예전보다는 (말하는 게) 많이 줄어들었지만 대체할 수 있었어요.



 

- 저는 오프닝 듣고 재밌었어요. 듣자마자 집에 누가 왔나 싶었지만. (웃음) 옥상달빛 음악에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박세진 : 꿈보다 해몽이네요. (웃음)



 

- 그럼 그냥 넣으신 거예요? 하하하.

 

김윤주 : 인트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11번 트랙과 7번 트랙이 같은 가사의 노래를 따로 쓴 거라 두 곡을 인트로와 아웃트로로 쓰려고 했는데, 음반을 둘로 나누면서 '오프닝을 넣으면 음악 들어가는 느낌이 들잖아?' 생각하다가 한 거죠. 사실 이렇게까지 가벼운 걸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앞부분이 밝은 노래들이 많아 그렇게 들어가는 게 괜찮은 것 같아요.



 

- 예전 음악들은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다독거리는 느낌이 강한데, 이번에는 희망차다고 해야 하나요?

 

옥상달빛 : 그런 말씀 많이 들어요.


 

김윤주 : 청춘 하면 저희가 하려는 음악과 엮이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아니면 위로의 느낌이 저희에게는 많이 있거든요. 가사에도 나와 있지만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사실 있었어요. 그리고 서른 살이 되어서 보는 세상은 다르니까요. 그래서 가사가 조금 더 그렇게 나온 건 아닌가 싶어요. 더 긍정적인 느낌을 많이 하고 싶었어요.


 


 

- 본인들이 잘 되어서 그런 느낌이 들었나요?

 

김윤주 : 저희가 이렇게 가난해 본 적이 없었어요. 하하하.



 

- 어머, 진짜요?

 

김윤주 : 그런 것과 상관없이 저희가 앨범에 투자를 많이 했어요. 뮤직비디오도 찍고.



 

- 그래도 옥상달빛은 다른 인디밴드들에 비하면 상당히 빠르게 성공한 편에 속해요.

 

박세진 : 그렇죠. 그렇긴 하죠.


 

김윤주 : 그건 감사하죠. 그런데 저희가 만약 더 잘 된다고 해서 행복한 노래만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은 아니잖아요. 저희가 가지고 있는 느낌이 저희 가사에 솔직하게 나오는 편이니까요. 요즘 심정은 둘 다 편안하고 좋은 것 같아요. 연애도 잘하고 있고, 그 외에 음악적으로 소통도 잘 되고요.

 

▲김윤주


 

- 음악적 소통이 된다는 게 가장 행복할 것 같은데, 처음 음반을 낼 때 팬들이 공감해줄 거라고 생각했나요? 사람들이 들어줄까?

 

박세진 : 처음에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그냥 내는 게 재밌었어요. 우리가 앨범을 내는 게 신기하고 재밌구나. 재밌게 공연도 하고 싶고. 의욕이 넘쳤던 때예요. 그래서 지금까지 재밌게 했어요.



 

- 3, 4년 정도 활동했는데, 음반을 성실하게 내셨더라고요.

 

박세진 : 저희가 쉰 적이 거의 없어요. 1년에 한 번꼴로 냈어요.



 

- 공연도 엄청 하시던데, 안 피곤하세요?

 

김윤주 : 올해까지 열심히 하고 내년에는 여행을 가려고요. (웃음)



 

- 아프리카도 다녀왔다고 들었어요.

 

김윤주 : 일로 가긴 했는데, 그쪽에서 많이 편의를 봐주셨어요. 아프리카는 조명 같은 게 하나도 없으니 낮에 일 열심히 하고 밤에는 편하게 숙소에서 놀면서 있었죠. 거의 쉰 것과 다름없어요.



 

- 음반은 4월 30일에 나왔는데 음원은 5월 6일에 나왔어요. 왜 날짜를 따로 했나요?

 

김윤주 : 저희도 잘 이해를 못 해서 대표님께 여쭤봤어요.


 

박세진 : 이유가 뭐래?


 

김윤주 : 저희도 몰라요.



 

- 하하하.

 

김윤주 : 원래 5월 6일 동시에 내는 게 계획이었는데, 저희 활동 첫 무대가 페스티벌이었어요. 가능하면 그 무대에 앨범 발매를 맞추고 싶었어요. 음악을 모르는 채 듣는 건 부담이 있잖아요. 즐기는 페스티벌 공간에서 처음 노래를 듣는 건…. 페스티발 기간에 맞추고 싶어 앨범을 당겨 냈어요. 원래는 5월 6일이 맞아요.



 

- 앨범 준비하면서 두 분이 많이 싸웠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박세진 : 윤주와는 싸운 적이 없고요, 대표님과 여러 가지 불편한 사항들이 있었어요.



 

- 하하하. 어쩌다가요.

 

박세진 : 그게 개인적인 앙심 이런 게 아니고요, (웃음) 음반을 만들다 보면 서로 조율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 회의도 많이 했죠. 그게 좀 많이 힘들었어요. 하하하. 그렇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앨범이 나온 것 같아 만족하고 있습니다.



 

- 뮤직비디오 보니까 춤도 추시던데, 그거 안무 맞죠?

 

박세진 : 그거 다 맞춘 거예요. 새벽 두 시까지. (웃음)


 

 

- 하하하. 무대에서 하실 생각은?

 

박세진 : 없어요.


 

김윤주 : 하고 싶은데 건반을 쳐서 출 수가 없어요.



 

- 발 까딱까딱하시던데. (웃음)

 

김윤주 : 그정도는 할 수 있어요.


 

박세진 : 발연기가 잘…. (웃음)



 

- 이건 비판일 수도 있겠는데요, '그 음악이 그 음악 같다'라고 이번 앨범을 평가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예전 음악과 변한 게 없다고요.

 

김윤주 : 저희가 별로 그렇게 욕을 먹지 않고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있었는데 저희가 못 본 척한 걸 수도 있는데, 사실 저희가 욕을 많이 먹지 않고 왔어요.


 

박세진 : 앨범을 내 혹평을 받거나 이런 적은 별로 없었어요.


 

김윤주 : 오히려 무관심이 더 무서울 수는 있는데, '괜찮네' 정도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여기까지 왔기에 사실 욕 먹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저희와 생각이 반대에 있는 분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싶기는 해요. 저희 대표님이 '호불호' 가운데에 서 있는 걸 좋아해요.


 

박세진 : 논란이 되어야 한대요.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는 게 아니고요.


 

김윤주 : '논란의 대상이 돼야 해' 이런 건 아니고요, 밋밋한 걸 안 좋아하세요. 그런 면에서 회의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던져놓는 거까지 저희의 일이죠. 그런 뒤 좋은 의견이 나오면 우리와 의견이 맞는 거고, 반대 의견 있으면 '그럴 수도 있지' 인정하는 거고요. 사실 저희가 음원이 아직 풀리지 않아 많은 분이 저희 음악을 못 들어보셔서 피드백을 많이 못 받아봤는데, 선공개된 '새로워'를 듣고 '안 새로운데?' 이런 반응도 봤어요. (웃음)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3박자를 주로 많이 했던 팀이었어요. 저는 특히 3박자를 많이 썼는데 그걸 벗어나고자 이번에 다른 시도를 많이 해봤어요. 이렇게 bpm이 약간 빠른 노래는 거의 처음이에요.


 

박세진 : 가장 빠른 템포예요.


 

김윤주 : 다른 분들이 '별로 안 새로운데' 생각해도 저희는 약간 저희 중심적이라.. (웃음) 저희에게 새로운 변화라고 생각했어요.



 

- 이번 앨범에서 가장 힘들게 녹음한 곡을 뽑아준다면요?

 

박세진 : '새로워'와 '유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중에서… 음… 유서라는 곡이 조금 많은 애를 먹였어요. 저희는 마음에 들었는데 대표팀과 잦은 마찰이 있었어요.



 

- 편곡적인 부분인가요?

 

박세진 : 그것도 그렇고요, 노래 부르는 방식이요.


 

김윤주 : 제목 자체가 '유서'인데 제가 너무 힘을 넣어 불러서…. 제가 녹음실에서 녹음한다고 생각하면 편하게 부르지 않고 힘이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대표님은 저희가 멋 내고 이러는 걸 안 좋아해요. 과해 보이는 것을요. 특히 저는 화장을 하면 과해 보이는 얼굴이라….


 

박세진 : 그거와는 다르지. 윤주 머리색도 사장님이 하라고 한 거거든요.


 


- 되게 잘 어울리세요. (웃음)

 

김윤주 : 사장님과 음악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었어요. 제가 노래를 정말 많이 불렀고요, 심지어 마스터링 전날까지도요. 사실 아쉽긴 한데 공연 때 잘하면 되죠. (웃음)



 

- 라이브에 강하다는 얘기가 많더라고요.

 

박세진 : 그래요?


 

김윤주 : 저희가 EP 앨범 내고 나서 그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그 앨범 목소리 튜닝 하나도 안 했어요. 그래서 가끔 컨디션 좋으면 앨범보다 잘 불러요.



 

- 앨범보다 라이브가 훨씬 좋다고 하더라고요. 공연을 많이 해서 그런가 생각이 들었어요.

 

박세진 : 공연을 많이 하면 좋긴 좋은 것 같아요. 우리 둘의 동력이 점점 더 생기는 거니까요.



 

- 목 관리가 힘들지 않을까요? 노래를 많이 부르게 되면.

 

박세진 : 저희가 명창 이런 분들이 아니라서요. 하하하. 특별히 목 관리 하는 건 칙칙이 같은 거 뿌려주는 정도?

김윤주 : 공연 전날 목 감싸고 자는 정도?


 

 

- 보컬 트레이닝을 전혀 받은 적 없다고 들었어요.

 

김윤주 : 받으면 이렇게 될 수가 없어요.


 

박세진 : 그렇죠. 저희는 바이브레이션도 없고, 기교도 없어요. 대신 그 점이 가사 전달할 때 좀 더 명확하게 들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것에 동의하는 면이 있습니다. 기교로서 가려지는 가사의 부분들을 조금 더 도드라지게 할 수 있는 거라고 저희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 청춘이 느껴져서 좋은 것 같긴 해요.

 

박세진 : 아, 언제까지 청춘일지…. (웃음)



 

- 나이가 먹어가는데 사람들이 계속 옥상달빛을 청춘으로만 생각하면 좀 그럴 것 같아요.

 

김윤주 : 저희는 이번 앨범이 청춘에 관련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저번 앨범의 '없는 게 메리트'라는 곡이 대표적으로 젊은 층에게 힘을 주는 건 있었지만 다른 곡들, 예를 들어 '옥상달빛' 이 두 곡 빼고는 대상이 청춘이지는 않아요.


 

박세진 : 그런데 그 두 곡이 가장 유명하지요.


 

김윤주 : '수고했어' 같은 경우에도 청춘들만 수고하는 건 아니잖아요. 이번 앨범의 '사랑' 같은 경우도 노년의 사랑일 수도 있고요. 그건 들으시는 분들이 이야기해주시겠죠. 저희가 느끼기에는 그렇게 청춘과 큰 관련이 없을 것 같기도 해요.



 

- 아무래도 지금 가장 힘든 나이 때가 2~30대라서 그런 것 같아요. 이런 위로가 되는 가사는 어디서 영감을 얻나요? (디시이용자 '나동나동)

 

김윤주 : 저희가 위로받고 싶은 말로 가사를 써요. 저희도 힘든 일 있고, 평범한 사람이니까 저희 나이 또래가 느끼고 있는 걸 똑같이 느껴요. 회사에 다니지 않는 것 빼고는 똑같아요. 또 내가 조금 힘들었으니까 그런 힘든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거나…. 그걸 저희 또래 분들이 많이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런 가사가 사람들이 '짠해서' 나오면 '힘내'라는 말이 작위적이고 뻔할 수 있는데, 그 순간 정말 저희에게 필요한 말이라 가사가 나왔어요.


 


- 혹시 주변에서 위로해 주는 사람이 별로 없었나요?

 

김윤주 : 재수할 때 별로 없었어요.


 

박세진 : 요즘 주변 친구들도 있고 가족들도 있어요. 예전에도 물론 친구와 가족이 있었지만요. 위로는 남들이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토닥일 수 있는 내면적 위로가 있고, 그게 가사로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 팬들은 옥상달빛의 음악의 '힐링'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 본인들은 힐링 아닌 다른 쪽에 방점을 찍는다면요?

 

김윤주 :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번 앨범은 '사랑' 아닐까요? 저희가 '괜찮습니다'라는 곡을 쓰고 나서도 '힘내라는 말이 지겹다', '옆에 있는 게 더 좋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다른 곡들 가사들을 보니까 저희가 긍정적인 마인드가 있는 것 같아서 그런 가사가 나오는 것 같아요. 사랑이라고 해도 그 안에는 힐링이 들어 있으니까요.



 

- 위로도 힘든 일을 겪어본 사람이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두 분도 힘든 일을 많이 겪었나 싶었어요.

 

박세진 : 힘든 일을 겪어도 사람마다 힘든 건 다르잖아요. 예를 들어 공부 열심히 하는 아이가 겪는 힘든 일, 아니면 평지풍파가 나서 힘든 일을 겪는 사람. 이 두 사람이 각자 느끼는 힘든 정도는 다를 수 있어요. 상황을 보면 누가 봐도 사람들은 후자에게 '쟤는 건강도 안 좋고, 경제적으로도 힘들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사람보다 공부로 힘들어하는 아이가 더 힘들 수 있는 거예요. 그런 건 본인들의 생각차이라고 생각해요.


 

김윤주 : 얼마 전 멋있는 말을 봤어요. 전철을 타고 가다가 뒤를 돌아보면 철길이 구불구불하잖아요. 그런데 타 있는 사람은 직진하는 느낌이고. '우리 인생도 평탄하게 왔다고 생각했는데 뒤돌아보면 구불구불할 수도 있다'라고 전철 타던 시민이 인터뷰를 했어요. 정말 멋있는 거예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저희도 힘들게 오지는 않았는데 잘 생각해보면 잘 견디면서 온 것 같아요.



 

- 두 분 다 성격이 긍정적이신가봐요.

 

박세진 : 비관적인 부분도 있는데요, 그게 둘이 만났을 때 긍정적인 시너지가 큰 것 같아요.



 

- 흔히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은 '평지풍파'를 많이 겪어야 풍부한 감성이 나온다고 이야기를 해요. 하지만 옥상달빛은 그런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김윤주 : 진짜 음악 잘하고 가사 잘 쓰는 사람 중 알게 모르게 많은 일을 겪으신 분이 계시더라고요. 예전에는 '나는 왜 편안하게 살았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생각해보니까 편하지는 않았더라고요. 가족이 화목하고, 그런 것 하나는 정말 잘 자라왔다고 생각하는데 그 안에서 소소하겠지만, 학교에 떨어지고, 재수 삼수를 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들에 있어서 하나하나가 쉽지는 않았다고 생각해요.



 

- 두 분 다 피아노를 전공한 걸로 알아요.

 

박세진 : 클래식과 재즈 피아노를 했었죠.



 

- 제가 생각하기에 지금 하시는 음악과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박세진 : 이미 전공을 다 그만두고 작곡과에 들어왔어요. 거기서 처음 만났죠. 클래식과 재즈에서 영향을받았다기 보다는 대중음악을 더 많이 들었고, 제가 하는 것도 대중음악이고요.



 

- 어떤 분들 음악을 많이 들었나요?

 

박세진 : (김윤주를 가리키며) 윤상 님.


 

▲왼쪽부터 윤상, 유희열 = 사진 KBS


 

- 아, 님이시군요. (웃음)

 

김윤주 : 님이죠.


 

박세진 : 저는 유희열 님.


 

김윤주 : 선배님이라고 부를 수 없는 '님'. 높으신 분. (웃음)



 

- 그럼 '라디오 천국'할 때 정말 행복하셨겠어요.

 

박세진 : 너무 떨려서 우황청심환 먹은 날도 있어요.


 

김윤주 : 1년 넘게 했는데 1년 동안 떨었어요. 우왕청심환은 계속 먹진 않았지만요.


 

박세진 : 떨리죠. 무슨 말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고요.



 

- 여자 유희열이라는 평가는 되게 기분 좋으셨겠어요.

 

박세진 : 부담스러워요. 그 분이 정말 대단하셔서. 저는 아직 멀었어요.



 

- 그럼 라디오천국 그만 할 때 서운하셨겠어요.

 

박세진 : 아니요. 괜찮았어요.



 

- 만나던 끈이 사라진 거잖아요.

 

박세진 : 그건 그렇기도 했는데, 사실 밤 12시에 라이브 코너를 했는데 1년 넘게 하니까 힘들긴 힘들었어요. 둘 다.


 

김윤주 : 그리고 10cm('라디오 천국'에서 'THE WINNER TAKES IT ALL'이라는 코너를 함께 함)가 라이브를 정말 잘해서 부담감이 컸어요. 이기기는 저희가 매일 이겼는데, 반응은 10cm가 좋았어요. 그것도 신기하긴 했어요. 또 우리가 좋아하는 선배님들의 노래를 주제가 정해지면 한 주동안 카피해 오는 건데, 그 대상이 점점 대단해지시면서 부담이 커지더라고요.


 

▲라디오천국(위)과 푸른밤 정엽입니다 = 사진 KBS, MBC


 

- 정엽 씨 라디오(푸른밤)에도 다시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있었어요.

 

박세진 : 정엽오빠 되게 좋은 오빠에요. 그 방송도 되게 오래 했어요. 2년 넘게 했을 걸요?


 

김윤주 : 그런데 다 재밌었어요. 저희가 그때 12시 프로그램에 계속 나오고 있어서… 그때가 저희 전성기였죠. (웃음)


 

박세진 : 정엽오빠와 할 때는 새벽 1시 반~2시에 생방송으로 라이브를 했어요. 그때 열심히 하긴 했지만 저희는 일주일간 굉장한 부담을 항상 안고 살아야 했어요. 재밌기는 했지만, 스트레스는 많았어요.



 

- 라디오에 대한 욕심은 항상 있으신 것 같아요. 팟캐스트(옥상라됴)를 하시더라고요.

 

김윤주 : 팟케스트는 다른 라디오와 다른 게 정말 저희가 하고 싶은 거를 해요. 그리고 조금 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저희끼리 하니까.


 

박세진 : 둘이 하는 게 훨씬 재밌더라고요.



 

- 라디오는 미리 준비된 대본에 맞춰 방송하면 되는데, 팟캐스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본인들을 책임져야 하는 거잖아요. 부담이 클 것 같아요.

 

김윤주 : 사실 방송에 대한 피드백을 저희가 많이 받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얼마나 듣고 있는지 잘 몰라요. 부담감은 있지만, 저희끼리 하는 것에 대한 것은…. 지금 하는 방송이 저희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프로필을 설명하고 그 뮤지션의 노래하는 건데, 내용을 얘기하는 동안 재밌고 이 뮤지션에 대해 몰랐던 걸 알게 되요. 저희끼리 북 치고 장구 치고 노는 거긴 한데, 부담 없고 재밌어요.



 

- 팟캐스트도 1위 하셨더라고요.

 

박세진 : 그래요? 그런데 사람들이 사연을 많이 안 보내요. 저희 코너가 두 개예요. 하나는 아까 이야기한 것, 다른 하나는 '탕탕'이라고 냉탕과 온탕 사연을 들려 드려요. 이메일로 사람들이 사연을 보내주는 건데 사연이 진짜 안 나와요.


 


- 이메일주소 알려주세요. 제가 적어 드릴게요. (웃음)

 

김윤주 : 'okdalradio@naver.com'이요. 감사합니다. (웃음)



 

- 상품 없어요?

 

옥상달빛 : 차차…. (웃음)


 

김윤주 : 저희가 아직 힘이 없어서….


 

박세진 : 사연을 보내주시면 저희가 소개도 해 드리고 상담도 해 드리고 질책도 해 드려요. 그런데 사연이 많이 안 올라오니까 '사람들이 듣는 건가, 관심이 없나?' 했어요. 피드백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1등 한지도 몰랐어요. 처음에 '옥탑라됴' 올렸을 때는 1등 한 걸 알았는데, 그 이후에는 하락세라고 생각했어요.



 

- 인터넷을 보다 보니 2주에 한 번씩 올라오는데 1주에 한 번씩 줄이면 안 되느냐고 하더라고요.

 

김윤주 : 이게 또 라이브라… 1주일에 한 번 하는 게 나쁜 건 아닌데 저희가 앨범을 낸 시점에서 괜히 '아~ 또 해야 해?'라는 마음이 들까 봐 차라리 아쉽더라도 2주에 한 번씩 성의있게 하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 제가 '옥상달빛'이라는 이름을 듣고 처음 생각난 건 치킨집이에요. 어떤 관계세요?

 

박세진 : 그런 분들 많아요. 저희가 먼저 옥상달빛을 만들었고요, 회사 사장님께 이 이름을 써도 되느냐고 연락이 왔대요. 저희는 그때 데뷔한 지 얼마 안 됐고, 또 처음에는 커피숍인 줄 알았어요. (웃음) 닭집인 줄 몰랐어요. 하하하.



 

- 전 두 분이 하시는 줄 알았어요.

 

박세진 : 그런 이야기 정말 많이 들었어요.


 

김윤주 : 차라리 했으면 좋겠어요. (웃음) 그런데 되게 신기한 게 전국 곳곳에 펜션이 생겼어요.



 

- 이름이 예뻐서 그런 것 같아요. 누구 아이디어에요?

 

옥상달빛 : 저희 둘이요.


 

박세진 : 그런데 치킨집은 한 번도 안 가봤어요. (웃음)



- 두 분이 좋아하는 음악 성향이 다르다고 들었어요. 세진 씨는 '카펜터스' 풍, 윤주 씨는 '비요크' 음악 류라고요. 어떻게 두 분이 접점을 찾았나요?

 

박세진 : 되게 신기한 거죠. 처음에는 같이 음악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윤주는 자기 색깔이 분명한 아이에요. 그래서 데뷔를 하면 솔로로 할 거라고 생각했고, '비요크'나 '시규어 로스'같은 음악을 하지 않을까 했어요. 그런데 어쩌다가 인연이 되었어요. 원래는 친한 친구였어요.


 

 저희가 데뷔한 사건이, 윤주 친구가 갤러리를 오픈했는데 거기서 축하공연을 해달라고 부탁이 왔어요. 얘가 노래한다고 했는데, 저한테 '나 좀 도와줄래?' 이야기해서 제가 도와주러 간 거였어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저희 사장 오빠를 만났어요. 저희가 신선했는지 이후에 같이 작업하자고 이야기를 들어서 그때부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옥상달빛' 이름도 없었고, 갤러리 오픈한 친구가 저희가 동아방송대 나왔다며 '동방울자매'라는 이름을 지었고, 일회성으로 공연했고, 그때 프로듀서였던 오빠를 만나 모든 게 진행이 된 거죠. 인연이 된 거예요.


 


 - 인디로 음악을 시작할 생각은 아예 안 하셨나요?

 

김윤주 : 아니요. 저 같은 경우는 회사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어요. 재수하면서 혼자 작업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아서 아마 한다고 해도 혼자 시작했을 거예요. 그게 인디와 똑같은 거겠죠. 독립적인 면에서.



 

- 사실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려면 우리나라에서는 인디에서밖에 시작할 수 없어요. 그런 시스템 자체가 슬프다는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김윤주 : 그런데 회사를 들어가는 것 자체도 힘든 일이잖아요. 아이돌 같은 경우는 연습생으로도 오래 있고. 거기 있는 친구도 음악을 좋아하니까 하는 거고, 여기 있는 사람들도 그렇고요. 단지 나오는 방식만 다를 뿐이죠. 장기하 씨 같은 경우도 자기 색 있게 열심히 잘하니까 다른 대중가수들만큼 잘 활동하잖아요? 그래서 방식에 대해서 특별하게 고민한 적은 없어요.



 

- 그럼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겠다는 생각은 계속하고 계신 건가요?

 

김윤주 : 저는 클래식을 그만두면서요.


 

박세진 : 저는 상업작곡가가 되고 싶었어요. 노래 부를 거라고는 사실 생각을 못 했고, 어쩌다 보니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왔는데 지금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은 사람이 들어주고, 그것으로 수익을 내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말이에요. 그래서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생각하는 바를 노래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도 재미있게 잘 해왔으니까 앞으로도 큰 책임감으로 음악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 제가 예전 인터뷰를 보니까 '우리가 즐거워서 한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화가 없나요?

 

옥상달빛 : 네.


 

박세진 : 저희는 앞으로 계속 진행 중이고, 그 끝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해야지 나중에 힘든 상황이 닥쳐도 잘 이겨낼 수 있지 않나 해요. 그리고 힘든 상황을 회사 사람들과 다 같이 헤쳐나간 것 같아요.



 

- 세상을 헤쳐나가는 데 서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박세진 :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근 5년 동안 힘든 일도 같이 겪었고, 개인사들도 각자 있기 하지만 옥상달빛으로 했을 때 기쁘고 슬픈 일을 함께 겪었으니까요. 그리고 방향을 잘 정해서 오랫동안 음악 하는 게 목표죠.



 

- 원래 대학 때부터 친했어요?

 

옥상달빛 : 네.



 

- 단짝친구?

 

박세진 : 거의 그렇다시피 했어요.



 

- 같은 음악동아리에서 활동하지는 않았나요?

 

박세진 : 과가 음악과였어요. 작곡과, 실용음악과라 주변 친구들이 다 음악 하는 사람이고 지금 활동하는 친구도 많아요.



 

- 아, 제 의도는 이게 두 분의 첫밴드냐는 거죠.

 

옥상달빛 : 네.


 

김윤주 : 첫 밴드….


 

박세진 : 너 했었어?


 

김윤주 : 아니, 첫 밴드란 말이 귀여워서.


 

박세진 : 이게 너의 첫밴드이자 마지막 밴드야.


 

김윤주 : 저희 친구 중에 회사 들어간 친구들도 있고, 작곡가 하는 친구도 있고, 뮤지컬 쪽으로 간 사람들도 있고. 저희 학번대가 많이 활동하는 것 같아 가끔 일하면서 만나면 신기해요.


 

박세진 : 기분이 좋지요.



 

- 대중적으로 알려지신 분을 알려주신다면요?

 

김윤주 : 우리 학번에 누구였지?


 

박세진 : 선배님들이 있죠. '노리플라이'의 권순관 오빠가 저희 선배님이세요.


 

김윤주 : 이정 씨도 저희 작곡과고.


 

박세진 : 2AM의 창민 씨도 우리 학교 출신이고.


 

김윤주 : 작곡가로 활동하는 친구도 많아요. 후배 중 한 명은 이번 무한도전(무한상사 뮤지컬 편) 박명수 씨 곡을 거의 다 편곡했다고 하더라고요.


 

박세진 :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홍대광 씨도 후배래요.



 

- 우와 되게 많네요. 그럼 지인 중에 대중들에게는 안 알려졌지만 소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요?

 

옥상달빛 : 선우정아!


 

 

- 한번에 딱 나오네요. 하하하

 

김윤주 : 진짜 좋아하는 친구인데 이번에 우리 회사에 들어왔어요. 소개를 잠깐 하자면 2NE1의 '아파'라는 곡을 작곡한 친구로, YG 쪽과 많이 작업했어요. 저희보다 한 학년 선배인데, 저희보다 한 살이 어려요. 학교에서 '화요콘서트'라는 수업을 청강 갔다가 공연을 보고 완전 반해버렸어요. 첫 느낌이 한영애 씨. 노래를 정말 잘해서 이미 교수님만큼이나 존경받는 선배였어요. 그분이 자기 앨범도 내고, YG 쪽에서 일도 하고, 재즈 쪽에서도 일하다가 결론적으로 자기 앨범을 제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회사를 찾다가 우리 회사에 들어왔는데 이번에 앨범이 나왔어요. 정말 잘하는 친구예요.


 

박세진 : 괴물이에요.



 

- 방송을 모니터링하다 보니까 많은 가수분과 콜라보레이션을 하셨더라고요.

 

박세진 : 의도한 건 아니지만 거의 다 의뢰가 들어와서 했어요.



 

- 혹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콜라보레이션이 있다면요?

 

김윤주 :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마이네임이라는 아이돌 친구들과 했던 거요. 언제 아이돌과 같이 하겠어요. (웃음)


 

박세진 : 뮤직뱅크에 저희가 처음 출연한 게 그 친구들 덕이에요. 재밌었던 경험이었어요.


 


- 원곡이 강한 비트의 댄스곡인데 그걸 어쿠스틱하게 편곡하셨잖아요? 꽤 어려운 작업이었을 것 같아요.

 

김윤주 : 저희는 저희가 하던 음악 쪽이라 괜찮은데, 그 친구들이 이 음악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다행히 편곡이 마음에 들어서 같이 방송도 나가고 그랬어요. 마지막 방송인데 그 친구들이 먼저 같이 뮤직뱅크에 나가자고 했어요. 진짜 재밌는 거예요. '우리가 뮤뱅에 나간대!' (웃음) 그래서 좋은 시간 보내고 왔지요.


 

 

- 옥상달빛 콘서트에는 혼자 오시는 분들도 의외로 많더라고요. (디시이용자 '나동나동')

 

옥상달빛 : 네. 엄청 많아요.



 

- 그거 의외로 용기가 필요한데요.

 

옥상달빛 : 맞아요.


 

김윤주 : 되게 고마워요.



 

- 그런 분들을 위해 이번 공연에서 이벤트를 할 생각은 없나요?

 

김윤주 : 늘 뭔가 생각해요. 그런데 예전에는 이런 걸 생각했어요. 커플들은 맨 뒤에 무슨 짓을 해도 상관 안 하는 그런 자리를 만들어서 앉히고, 앞부분에서는 우리끼리 놀자고요. 그런데 티켓 나누는 게 좀 어렵더라고요.


 

박세진 : 이번 단독공연에서 이벤트성으로 뭘 한 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저희 공연 5월 23일~26일까지 해요.



 

- 홀이 귀엽더라고요. 몰입도는 엄청날 것 같아요.

 

김윤주 : 예전에 저희가 호텔에서 공연했는데 세로로 긴 공연장이었어요. 가로로 길면 상관이 없는데 세로로 기니까 뒤에 분들이 거의 라디오 듣는 수준인 거예요.


 

박세진 : 정말 너무 죄송했어요.


 

김윤주 :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작게, 오래 하는 게 낫다 싶어요.



 

- 아, 호텔 공연이 진짜였군요. 댓글에 '왜 호텔에서 해? 디너쇼?'라는 글이 있더라고요.

 

김윤주 : 재밌더라고요. 호텔에서 했을 때는 주제를 아예 반대로 '캠핑'으로 잡았어요. 숲도 만들었고요. 다른 건 나쁘지 않았는데 뒤에 계신 분들….


 

박세진 : 그 부분이 정말 죄송했어요. 돈만 많았으면 다 환불해 주고 싶었어요. 돈이 없어서 환불을 못 했어요. 거기가 원래 연회장이었어요.


 

김윤주 : 1500석이었거든요.


 

박세진 : 엄청 긴 컨벤션룸인데 결혼식 하던 데였거든요.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 이번 콘서트 콘셉트는 뭐예요?

 

김윤주 : '월리를 찾아라'로 갈 것 같고요, 그분들에게 '드레스코드는 알아서 하라'라고 하려고요.


 

 

- 월리처럼?

 

김윤주 : 저희가 그 난리를 쳐놨는데. 하하하. 콘셉트를 모르실 리 없으니까요.


 

박세진 : 저희는 거의 모든 단독공연에서 드레스코드를 알려 드렸어요. 거기서 베스트드레서를 뽑아요. 저번 공연 때는 아웃도어 콘셉트였는데 한 분이 폴대 같은 걸 다 가지고 왔어요. 이마에 헤드라이터 달고.


 

김윤주 : 낚시 의자 선물해 드렸어요. 낚시 의자 앉아서 사진 한 방 찍고, 헤드라이터 켜고, 폴대 들고. (웃음)


 


- 제가 '빨간 줄무늬 모자 구한다'라는 페이스북 글을 봤어요.

 

김윤주 : 저희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데, 호텔에서 했던 단독공연 때 저희가 사연을 받았어요. 한 세분 정도에게 좋은 선물을 드리려고요. 1등으로 된 분들이 부부였는데, 아이들 때문에 어디를 놀러 가지 못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이분들 자리에 모셔서 노래도 불러드리고 선물도 드리자' 해서 호명을 했는데 안 계시는 거예요. 5분을 찾았는데 안 계셔서 3등 되신 분을 무대로 다시 올려 이야기하고 선물을 드렸죠.


 

 끝나고 혹시 몰라 '1등 하신 분 들어왔나요?' 했더니 그때 오신 거예요. 안타깝게 됐다 그러고 말았는데 그 '모자 찾는다'는 글을 올리고 나서 그 1등 하신 여자분께서 그때 너무 죄송했다고, 자기가 모자를 떠드리겠다는 거예요. 그리고는 프로필 사진 찍기 전에 아기 둘 데리고 사무실로 오셨어요. 비 오는 날이었는데. 정말 고마웠어요. 진짜 잘 썼어요. 뮤직비디오에도 썼고, 재킷에도 썼어요.



 

- 데뷔 전에 '데뷔하고 이룰 것' 리스트를 적었는데, 그걸 다 이루셨다면서요. 새로운 목표가 생겼을 것 같아요.

 

김윤주 : 그런 질문을 좀 받았는데, '이걸 해보고 싶다' 하는 건 정말 욕심인 것 같아요. 저희가 꿈꿨던 걸 다 이루고 나니까 뭔가 새로운 계획을 잡기보다는 사실 편한 말이긴 한지만 저희가 앨범 내고 활동하고, 새로운 일을 하고, 동료도 만나고 이런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제일인 것 같아요.



 

- 작년에 낸 EP가 한정판이었잖아요? 한정판으로 내신 이유가 궁금해요.

 

김윤주 : 옛날 방식이긴 하지만, 정규앨범 내는 게 제일 좋잖아요. 싱글도 좋지만, 앨범을 하나 내는 게 듣는 사람도 기분 좋잖아요. 그런데 시기로 보나, 곡을 쓰는 시간적 여유를 보나 곡이 나왔는데 공개하고 싶지만 정규로는 안 되고, 정규앨범을 다 하지 못하고 또 뭔가를 낸다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저희는 새로운 게 나왔으니까 저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께 특별하게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재킷도 크게, 예쁘게 만들었어요.


 


- 군인 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디시이용자 '나동나동')

 

박세진 : 제일 좋은 팬 아닌가요? 제일 가지고 싶은 팬?



 

- 오오, 군통령이 되고 싶나요?

 

박세진 : 아… 되게 없으니까요.


 

김윤주 : 세 명 봤어요. 공연 때 왔더라고요

.

박세진 : 공연 때 간간이 오시기는 해요.


 

김윤주 : 밀리터리 룩으로 오셨어요. 저희 언니가 보고 있다가 그분들이 되게 매너 있게 사람들 나가는 걸 지도하시고는 나가셨더라고요. '역시 멋있다' 했죠. (웃음)



 

- 패션센스가 좋다면서 코디는 누가 하시냐고 물으셨어요. (디시이용자 '아일리나)

 

김윤주 : 저희요? 그렇게 좋지는 않은데, 그냥 입는 옷이에요.


 

박세진 : 좋았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사장님한테 도움을 많이 받거든요.


 

김윤주 : 저한테는 아예 내츄럴한 거를 많이 이야기하시는 편이라, 저는 이번에 정말 편하게 입고 할 것 같아요. 저도 과하게 하는 걸 싫어해서요.


 


- 처음 데뷔할 때와 지금을 비교해봤을 때 두 분이 매우 닮아진 것 같아요.

 

박세진 : 윤주는 똑같은데 제가 좀 달라졌지요.



 

- 저 앨범 재킷 보고 구분이 안 됐어요.

 

김윤주 : 제가 안경까지 써서.


 

박세진 : 아 그렇구나!



 

- 서로 닮아간다고 느껴지나요?

 

박세진 : 어머~ 부부야 부부. (웃음) 사실 얘랑 저랑 닮은 부분이 없는데 신기하네요. 이미지와 분위기가 닮아갈 수도 있는데 그것 때문에 그렇게 느끼신 것 같아요. 얼굴이 닮아가려면 50년 정도 살아야지요. (웃음)



 

- 음악 외 다른 관심 분야는 없나요?

 

박세진 : 윤주는 사진이요. 저는 얘가 사진작가가 됐으면 좋겠어요. 정말 잘 찍어요.


 

김윤주 : 그냥 좋아하는 건데 칭찬을 많이 해줘서…. (웃음)


 

박세진 : 일러스트레이션도 진짜 잘해요. 그림에 재능이 있어요.



 

- 앨범에 넣을 생각 없어요?

 

김윤주 : 앨범 망해요. 그냥 세진이한테 가끔 편지 써줄 때나…. (웃음)



 

- 마지막 질문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음반 한 장씩 추천해주세요.

 

박세진 : 음반! 음… 저는 제 사춘기 때 들었던 곡 중 제게 영향을 많이 준 것으로 말씀드리자면 토이의 페르마타 앨범을 꼽을 수 있어요. 그 이후에도 좋은 앨범들이 정말 많은데 저의 정서를 형성했다고 해야 할까요? 토이 5집이죠. 페르마타.


 

김윤주 : 저는 사람들이 많이 모르는 앨범인데, 린다 퍼헥스(Linda Perhacs)라고 제가 가장 닮고 싶은 뮤지션이에요. 그분이 70년 대에 앨범 딱 한장(Parallelograms)만 내시고 사라졌어요.



 

- 혹시 팬들에게서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김윤주 : 이번에 앨범을 냈으니까 앨범에 대한 피드백을 듣고 싶어요.


 

박세진 : 앨범이 좋다는 피드백을 듣고 싶은데 그건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김윤주 : 이번에 페스티벌 때 앨범을 먼저 사신 분들에게 피드백을 받는데 '믿고 듣는 음악'이란 말이 생각보다 정말 고맙더라고요.


 

박세진 : 들어보지도 않고 예약구매를 하신 분들에게 고맙고, 그분들이 '역시 사길 잘했다'라고 말씀하시는 걸 듣고 싶어요.



 

- 긴 시간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말 남겨주세요.


 


 

 

  엄청난 입담을 자랑한다는 네티즌들의 글에 걸맞게 옥상달빛은 일상의 언어로 상대방을 폭소케 하는 만만치 않은 내공의 소유자들이었다. 굳이 상대방을 웃기려 들지도 않았는데, 적재적소에 들어간 단어에 이들의 인터뷰는 일이 아닌 즐거운 '대화'였다. 평범하게 쓰이는 문장들을 매력적인 가사로 풀어내는 이유를 여기서 찾아냈다.   

 

  '옥상달빛'은 여성팬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말에 "옆집 언니 같아서 그런 것 같다"는 답을 내놨다. '언니' 혹은 '누나'에게는 이상하게 투정부리고 싶고, 위로도 받고 싶고, 다독여달라고 조르고 싶은 작은 욕심이 드는데, 옥상달빛의 음악을 들으면 이 모든 걸 만족하게 하는 기분이 든다. 그런 옆집 언니가 '힐링'을 넘어 '사랑'을 들고 우리 집 초인종을 '딩동' 하고 눌렀으니, 이제 언니들과 함께 신 나게 삶을 사랑하면 될 것 같다.



한수경 innuendo@dcinside.com

 

http://www.dcnews.in/news/view.html?section=9&category=14&item&no=420995

Posted by Eun.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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